단속 강화에 탈북 어려워진 국경에서는 부러움의 목소리 나와…처지 비교하며 한숨 내쉬기도
지난달 13일 경기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 6일 밤 소형 목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한 두 일가족은 황해도 강령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뉴스1
최근 북한 일가족이 목선을 타고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소식이 북한 국경 지역 주민들 속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서 일가족이 목선을 타고 남조선(남한)에 갔다는 소식이 퍼져 주민들 속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 소식은 중국이나 남조선 등 외부와 매일 연락하는 주민들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황해남도 강령에서 두 가족이 배를 타고 남조선(남한)에 갔는데, 친척이고 젊은 부부 가족이라더라. 거기(황해도)를 떠날 준비를 하는데 반년 넘게 걸렸고 배도 직접 만들어 타고 갔는데 무사히 도착했다고 한다”는 등의 말이 돌고 있다.
특히 이번 일가족 귀순 소식을 접한 회령시 주민들은 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국경 지역은 코로나 이후 단속이 강화돼 탈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이와 관련 소식통은 “국경 지역 주민들은 밀수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코로나 이후 국경봉쇄로 밀수가 끊기면서 고난의 행군 시기와 비슷한 수준의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으로 탈북을 바라는 주민들도 있지만, 국경 주변에 접근하기만 해도 사살될 수 있어 탈북은 꿈에 불과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 주민들은 코로나 이후 죽음을 각오하고 국경을 넘으려 하다가 성공하지 못해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국경경비대가 쏜 총에 맞아 죽어 고기밥이 됐다는 소문을 여러 번 접했는데 이번에는 한두 명도 아니고 일가족이 여기(북한)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안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경 지역 주민들은 ‘무사히 도착해서 정말 다행이다’, ‘남 일 같지 않고 내 일 같이 기쁘다’, ‘바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배 타고 남조선으로 갈 기회가 있어 좋겠다’, ‘우리한테도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소곤소곤 나누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일부 주민들은 ‘아이까지 배에 태우려면 피해야 할 눈이 정말 많았을 텐데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아차 하면 모두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모험을 한 것인데 하늘도 도왔나 보다’는 말들을 조용히 주고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일가족 목선 귀순 사건은 양강도 혜산시에도 퍼지고 있는데, 소식을 접한 혜산시 주민들 역시 부러움을 내비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가족이 다 함께 탈북에 성공한 것을 두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처지와 비교하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여기(양강도)는 압록강에 접근하는 것조차 어렵고 중국을 거치지 않으면 거기(한국)에 갈 수가 없어 위험이 큰데 이번에 가족이 한꺼번에, 그것도 바로 갔다는 말에 더 부러워하는 분위기”라면서 “어떤 주민들은 우리 자식들만이라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부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탈북을 원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생계를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기만 하니 주민들이 탈북을 희망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국가가 한 수단과 방법을 다해 단속을 강화해도 여기(북한)를 떠나려고 하는 주민들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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