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세 명의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사진을 함께 놓고 볼 기회가 있었다. 사진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하는 과정은 지난 역사에 대한 진지한 학습이며, 그것은 성찰을 동반하고 있다. 솔직히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건국 1세대들에 대해서 그동안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자괴감이 들었던 순간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무지한 존재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또한 큰 소득이다. 영화 ‘건국전쟁’은 어쩔 수 없이 잘못된 역사관으로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역사학자들과의 한 판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양동안 교수는 32년 전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명논설을 통해 한국에 좌익정권이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하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한국에 진정한 우익 집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권력에 빌붙어 출세욕에 불타는 ‘속물적 리버럴리스트’들이 들쥐떼 처럼 바글거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북한에는 건국 전쟁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말은 양동안 박사의 <건국전후사>라는 책 맨 앞에 나오는 말이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 말이었는데, 책을 몇 번 다시 읽으면서 소름 끼치도록 의미심장한 문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말 속에는 무엇보다 건국의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북한 사회가 소비에트 모스크바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초부터 종교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된 상태로 북한이란 국가가 만들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미 상식이 되어 버렸지만, 스탈린이 북한에 친소 공산주의 정부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1945년 9월 20일에 나왔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1945년 12월 25일에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슈킨 총사령관이 스탈린에 보내는 보고서도 공개되었다.
“스탈린의 9월 20일자 지령문에 따라서 한반도 이북 지역에서… 소련의 정치, 경제, 군사, 사회적 이익을 영구히 지킬 인물들로 구성된 정권을 구축하기까지…이런 정권 수립을 위해서 토지 개혁, 중앙 집권적 조직을 서둘러 구성해야 한다.”
이런 자료들은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나왔다. 그 비밀 문서들 가운데는 한반도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자료들이 많았다. 특히 좌파 역사학자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신주 단지처럼 모시던 반제반봉건민주혁명론의 기초가 되는 모든 이론들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난감한 문서들이었다.
진실로 향하는 길은 멀고 험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사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 승리’에 매달리는 좌파 역사학자들이 있다. 정말 약도 없는 것 같다. 이오지마에서 최후까지 결사 분전을 외치다, 동굴에 홀로 숨어 살다 나온 패잔병 일본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이런 낡고 비이성적인 사상을 갖고 세상을 보는 한 세상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 여전히 미국은 미제국주의로 타도의 대상이고, 남한 정부는 미제의 꼭두각시 정권에 불과하다.
이것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바이블로 믿고 있는 주사파들의 실상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아직도 정치와 언론의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들 눈에는 현 윤석열 정부가 곱게 보일 수가 없다. 70년 동안 거짓과 선동으로 왜곡된 이승만의 업적을 바로 세우는 작업 역시도 역사를 거스르는 거대한 ‘반동’이다. 그래서 모든 게 타도의 대상이 된다. 언제 적에 써먹던 386 운동권 논리인가…
그런데 그들이 역사에 단지 무식하기만 한 게 아니다. 교묘하게 국민을 선동하면서 국가의 정체성을 뒤흔들기도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민족 정신을 기린다면서 청와대에서 특별 영화 상영회를 했다. 감독과 사진도 찍으면서 ‘아주 훌륭한 영화’라고 치켜세웠다. 덕분에 다큐멘터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수십 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런데 문재인이 치켜세운 영화는 바로 쿠바로 이민을 갔던 한인 공산주의자의 삶을 다루고 있다. 쉽게 말해서 공산주의자의 삶을 다룬 영화를 ‘아주 훌륭한 영화’ 라고 극찬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공산주의자를 칭송하는 나라가 된 것인가.
이렇듯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젖어 남한은 해방되어야 할 공간이고, 민족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이 한때 대한민국 정부를 지배했다는 사실은 훗날까지 우리가 두고두고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촛불혁명’과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자리잡고 있다.
제대로 된 역사관을 지니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드러내 주는 사건들이다. 결국 국가는 국민들의 정치의식에 의해서 운영되고 유지된다. 국민들이 어떤 철학과 사상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면 결국 그 국가의 미래와 운명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 건국 1세대들은 비록 조금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애국적이었다. 누구보다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대한민국’밖에는 몰랐던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부패했다 욕을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대한민국 제1공화국에 참여했던 관료들 중 탐욕과 부패로 옷을 벗은 사람은 내가 알기론 아직까지 없다.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누군가의 헌신적인 노력을 동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선언문 몇 장으로 정신 승리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거대한 역사의 사기극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나는 지금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하고 있다.
후원: 국민은행 878301-01-253931 김덕영(다큐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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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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