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 한국의 對北방어 주도 등 동맹 방위부담 확대 제언
“중국은 경쟁자 아닌 적”…경제 디커플링 등 더 강경한 정책 주문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통신제공)>
[워싱턴 연합뉴스] 미국 보수 진영이 내년 공화당의 재집권에 대비해 내놓은 외교·안보 정책 제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동맹이 자국 방어를 더 책임지고 미국의 최대 위협인 중국을 견제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런 정책을 실제 이행할 경우 한국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과제 성격으로 내놓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는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등 30개 정부 부처·기관별 정책 제언이 담겼다.
헤리티지재단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한 1981년부터 4년마다 보고서를 냈으며 올해 발간한 900여쪽의 보고서에는 보수 성향의 50여개 단체와 36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싱크탱크의 보고서이긴 하지만 재집권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과 유사하고 트럼프 행정부 전직 당국자 다수가 집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2016년 보고서에서 제언한 정책 64%를 이행할 정도로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작전 수행하는 주한미군 (사진/연합뉴스)>
◇ 한국 등 동맹의 방위비 부담 확대
한국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핵을 제외한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해 “한국이 방어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이 주장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에 대응할 때 동맹과 일종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미국이 중국에 집중하면서 다른 지역까지 전부 커버할 수 없으니 그동안 미국에 의존해온 아시아와 유럽 등의 동맹이 자국 방어를 더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에 급격한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를 연상케 한다.
보고서는 미국의 동맹 일부는 아시아에서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고, 일부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의 위협을 다루는 데 더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동맹이 재래식 방어에 더 많은 방위비를 쓰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핵 위협에 대응할 미국의 핵무기를 현대화· 증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핵 억제를 위해 핵무장을 강화하고 동맹은 핵 비확산 차원에서 자체 핵무장보다는 재래식 방어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유럽에 대해서도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들이 러시아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재래식 전력 대부분을 담당하고, 미국에는 주로 핵 억제력을 의존하게 해 미군 주둔을 줄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북핵 위협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을 위협할 역량을 가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남도록 둬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해온 핵보유국 지위 인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해 새로 도입하는 차세대 요격미사일체계(NGI) 구매량을 최소 64개로 늘리고 중첩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거나 동부해안에 요격미사일 기지를 추가로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44개의 지상요격체계(GBI)를 배치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동맹이며 군사, 경제, 외교, 기술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밀러 전 美 국방장관 대행 (사진/연합뉴스)>
◇ 바이든 행정부보다 강경한 대중국 정책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의 안보, 자유, 번영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험이자 ‘전체주의 적'(totalitarian enemy)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더 강력히 견제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이나 미국의 동맹인 필리핀, 한국, 일본 등을 속국으로 삼으면 중국의 아시아 패권을 막으려는 미국 주도 연합이 와해될 수 있다며 차기 보수 대통령이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대행을 지냈으며 국방정책 제언을 집필한 크리스토퍼 밀러는 미국이 국방전략에서 중국을 최우선 순위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대만, 그리고 일본과 호주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이 집단 안보 모델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방위비를 쓰고 협력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그는 밝혔다.
보고서에는 정보당국이 대중국 첩보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이 기밀을 공유하는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국가들 외에 다른 유사 입장국과 동맹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중국과 경쟁하되 가능한 분야에서는 협력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출신인 카이론 스키너는 중국공산당은 수십년간 미국과 “전쟁 중”이라며 중국의 적대적인 행동은 외부 압력을 통해서만 제어할 수 있고 여기에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중국과 경제 관계는 다시 생각할 게 아니라 끝내야 한다”며 디커플링(분리)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겼다.
중국공산당의 선전 도구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자학원과 틱톡을 금지하고, 중국공산당 자금을 받는 미국 대학의 인증을 취소하라는 내용도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시아에서 일본, 호주, 한국, 인도 등과 함께 개도국 지원을 공조하라는 제언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제기구와 협약에서 탈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유엔인권이사회와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탈퇴하거나 회비 납부를 중단했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전철을 밟으라는 것이다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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