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8월 15일 중앙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부 출범을 축하하는 행사>
앞으로 보름 뒤 대한민국은 또 한 차례의 8.15를 기념한다. 그런데 이 8,15를 앞두고 대한민국에는 엉뚱한 골칫거리가 등장하고 있다. 8.15를 무엇을 기념하는 날로 기념할 것이냐는 것이다.
지금부터 78년 전인 1945년 8월 15일은 히틀러(Adolf Hitler)의 나치 독일 및 무쏠리니(Benito Mussolini)의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추축동맹(The Axis)을 결성하여 제2차 세계대젼을 도발한 전범국가(戰犯國家) 제국일본이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함에 따라 한반도가 35년간의 일본에 의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된 날이다.
금년은 ‘해방’ 78주년이 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35년의 일제 강점 기간 중에 중국 땅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가 동가숙서가식(東家宿西家食) 의 명맥을 유지했고 적지 않은 수의 독립지사들이 한반도 안팎에서 끊어지지 않은 독립운동의 족적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한민국의 ‘독립’은 말할 것도 없고, 한반도의 일제로부터의 ‘해방’조차도 한민족이 스스로 자력(自力)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었다.
<1943년 1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독립을 약속한 카이로 선언. 왼쪽부터 장제스,루스벨트, 윈스턴 처칠>
1943년 11월 ‘카이로(Cairo) 선언’을 통해 ‘약속’은 되었지만 1947년 ‘미-소 공동위원회’의 결렬로 공염불(空念佛)이 된 “한국의 독립”은 결국 1947년 유엔총회의 개입으로 1948년 5.10 총선거를 통해 그해 8월 15일 대한민국이 수립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해 9월 9일 공산주의자들이 38선 이북의 지역에 별개의 ‘분단국가’를 수립하자 유엔은 그해 12월 12일 채택한 총회결의 195-III호를 통해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국가”라고 선언함으로써 북한 땅에 등장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불법 국가’로 낙인 찍었다.
<1948년 9월 9일 북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
이로써 대한민국은 금년 8월 15일 ‘독립,’ 즉 ‘건국’ 7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독립’은 곧 “국토와 국권의 회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8월 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한다면 이 ‘광복’은 38선 이남의 대한민국 지역에 국한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전체 한민족’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광복’은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는 명제로 남겨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49년 8월 15일 중앙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부 출범 1주년 기념행사. ‘1948년 건국론’은 이 행사에 ‘대한민국 독립 1주년’ ‘민국 수립’ 플래카드가 걸린 것은 정부가 한 해전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경우 금년 8월 15일은 ‘해방’ 78주년이자 ’건국’ 또는 ‘독립’ 75주년이고 동시에 ‘전체 한민족’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차원에서 ‘광복’ 75주년으로 기념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는 역대 정부가 ‘광복절’을 “아직 국권과 국토가 회복되지 않은” 1945년부터 그릇되게 기산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고 이에 따라 현 윤석열(尹錫悅) 정부도 금년 8월 15일을 “78주년 광복절”로 기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년 8월 15일까지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정부의 관계 당국에서 이 과오를 시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 2023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연호 105주년으로 쓰기로 한 제23대 광복회장 이종찬 >
그런데, 금년 8.15를 앞두고는 새로운 엉뚱한 이슈가 등장하여 세간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종찬(李鍾贊) 신임 ‘광복회장’이 느닷없이 ‘1919년 건국‘주장을 들고나와서 대한민국의 정통성 문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점화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대한민국의 ’1919년 건국‘주장은 ”김정은(金正恩)의 대변인“을 자임하는 ’종북(從北)‘행각에 5년 임기의 대부분을 소모했던 문재인(文在寅) 전임 대통령이 “2019년 건국 100주년 만들기”의 형태로 광적(狂的)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것인데 이것을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로 ’광복회장‘에 발탁된 이종찬이 들고 나오는 어이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날이 갈수록 가속되고 있는 ’보수회귀(保守回歸)‘의 흐름 속에서 이종찬의 ’1919년 건국‘주장이 세론에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8.15가 되면 ’광복회장‘의 ’한 마디‘가 언론의 한 모서리를 장식하는 것이 한 관행이 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광복회장 이종찬‘이 문제의 ”1919년 건국“주장을 이번 8.15의 ’화두(話頭)’로 삼는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그로 인한 부담을 윤 대통령이 떠안을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누군가가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동복(李東馥, 1937년 9월 26일 – ) 제15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2000년 명지대학교 교수 역임>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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