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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북한이탈 주민의 날 기념 미주 탈북민 대회 7월 12일부터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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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주강사 티모시 조
올해 7월 14일 처음 시행되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안전부 소관 대통령령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5월 21일에 공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이탈주민의 포용과 정착지원을 위해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을 주문한 지 넉 달만이다.
통일부는 올해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앞두고 기념일의 취지대로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첫 기념식과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북한이탈주민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물을 조성해 북한 주민에게 자유롭고 번영된 미래에 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됨에 따라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을 포용하고 그들의 권익을 증진하며 남북 주민 간 문화통합을 촉진해 통일 인식을 제고하는 날로 이날을 매년 기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추어 남가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 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탈북민 미주대회”는 남가주에 거주하는 탈북민 외에도 텍사스, 알래스카, 유타, 워싱턴 주에서 20여명의 탈북민들을 포함하여 50여명의 미주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함께 하게 된다.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이 될 “제 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탈북민 미주대회” 행사의 첫날 기념식에는 현재 영국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영국 APPG NK의 사무국장인 탈북민 티모시 조(Timothy Cho)가 기념식의 주강사로 참여하게 된다.
북에서 태어나 영국의 정치인이 되기까지 셀수 없는 굴곡진 인생 가운데에서도, 그 굴곡을 발판삼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티모시 조를 소개한다.
<APPG NK 소속 위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 티모시 조 사무국장>
고향에서 가장 먼 땅으로 떠나야겠다
티모시 조(이하 티모시)는 영국 의회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인 APPG NK(All 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함경북도 온성 출신 탈북민이다.
APPG NK는 탈북민의 자립을 돕고 북한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영국 의회 내 의원들의 모임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물론 한반도에 긴장감을 초래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티모시는 북한 인권 현황은 물론 한반도 내 무력 도발 등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 브리핑도 담당하고 있다.
티모시의 부모님은 모두 북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아버지는 북한에서 공개하지 않는 자료를 접하며 북한의 왜곡된 역사 교육에 회의를 품었다고 한다.
갈등 속에 탈북을 시도한 부모님. 어린 나이의 아들을 함께 데려가지 못해 결국 가족은 흩어지고 말았다. 홀로 남은 소년은 길에서 잠을 청하고, 음식을 주워 먹어야 하는 이른바 ‘꽃제비’ 생활을 견뎌야만 했다. 그에게 가난만큼이나 힘든 것은 북한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생활이었다.
군대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탈북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당했다. 의무복무제인 북한에서 가족 문제로 인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그를 짓눌렀다. 북한에 남아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도 가족들 역시 자신과 같은 ‘반역자의 자식’이란 딱지가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탈출을 결심하게 됐다.
탈북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번의 탈출 시도 과정에서 네 번의 감옥 생활도 경험해야 했다. 그곳에서 그가 접한 북한 인권의 실상은 아직도 기억에 선연히 남아 있는 아픔이다. 길에서 사망한 노숙자, 아사한 아이들, 심지어는 총살 장면도 목격했다.
등을 맞댄 채 서로에게 의지하며 잠들었던 옆 사람이 아침에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때를 떠올리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어두운 북한 감옥 한 편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북한을 탈출한 티모시는 이후에도 ‘머리 뒤에서 누군가가 계속 쫓아오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고향에서 가장 먼 땅으로 가고 싶었던 그가 지도를 폈을 때 눈에 들어온 나라가 바로 영국. 티모시는 다시는 한반도 땅을 밟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영국으로 떠난다.
<2022년 7월 개최된 국제 장관급 회의(International Ministerial Conference)에 초대받은 티모시 조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가 되기까지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다. 처음 대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과제를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왔지만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해 펑펑 울기도 했다. 단어 하나하나 사전을 찾아 우리말 뜻을 메모하며 학교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국 생활을 이어나가던 어느 날 티모시는 한 탈북민의 인터뷰 영상을 접하게 된다.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확성기를 들고 북한의 실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한마디의 대답이 치과의사가 되려던 티모시의 발목을 잡았다. 이틀 밤을 몸부림치며 잠도 자지 못했다. 다시는 고향 땅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로 북한과 가장 먼 곳으로 떠나온 티모시. 그는 결국 자신의 고향, 그곳에 살고 있는 2,500만 주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정치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티모시는 이후 영국 의회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정치를 배우기 시작했다. 각 지역마다 3명씩 선출하는 지방의원에 도전한 티모시는 2021년 처음 출마한 후 3년간 매해 보수당 후보로 출마했다.
<티모시 조 씨가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제공 RFA PHOTO>
첫 출마한 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후보가 되기 전에도 다른 후보의 선거 유세를 돕고, 유권자들과 이야기도 나눴지만 막상 스스로 후보가 되고 보니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했다.
티모시가 도전한 지역은 영국에서도 노동당 지지가 강하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 탓에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유세를 위해 어느 집 문을 두드리자 한 남자가 뛰어나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를 반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티모시를 세워놓고 20분가량 보수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티모시는 하지만 그때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보수당의 어엿한 후보로 인정받아, 당을 대표해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만히 유권자의 불만을 들었고 이후 담담히 자신의 배경과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놀랍게도 유권자는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보수당 후보로 나왔다며, 혹시나 당이 아닌 후보를 보고 투표를 하게 될 수도 있으니 팸플릿을 놓고 가라고 이야기했다.
그 후 아쉽게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680여 표를 얻어낼 수 있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노동당에서 보수당으로 마음을 바꾼 유권자가 7%에 달했다. 목소리는커녕 존재 자체도 인정받지 못하던 북한의 꽃제비 소년이 영국의 정치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세운 순간이었다.
<영 수교 140주년을 맞은 2023년,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11월 8일 영국 뉴몰든 한인타운을 방문해 티모시 조 사무국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나 된 코리아에선 내 고향 친구들도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기를
티모시는 지난해 한영수교 14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에 초청받았다. 그는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찰스 3세 국왕과 탈출 과정과 영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엄연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그런 그에게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물었다.
“북한에도 영국과 같은 의회가 생겨 북한 주민들도 이곳 친구들처럼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영국 정치에 입문하며 자신이 인권 탄압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티모시 조. 그가 의회에 입성할 때부터 품어온 그 꿈을 간직하고 2,500만 북한 주민의 대변인으로서 살아가고자 한다. 그의 꿈이 이뤄지기를 함께 바라본다.
[통일로그인] 영국으로 간 북한 꽃제비의 비상! 티모시 조 – YouTube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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