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어머니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요즈음은 전화통화하기가 어려워 연락을 드린지도 꽤나 오래 된 것 같습니다.
그간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14년전에 중국으로 시집가면 어머니께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고깃국에 쌀밥 끓여 들일 수 있게 해줄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만강을 건너는 저의 손을 꼭 잡 건강해라 한마디 하시며 울음을 감추셨던, 어머니 얼굴을 중국에서, 태국 수용소에서, 그리고 현재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한시도 잊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집안에 먹을 것이 없어서 한입 덜어 보려고 일찍 시집 보낸 제가 술주정뱅이 남편한테 쫓겨나고, 그때 데리고 온 아들 일혁이가 고난의 행군때 아비규환이었던 시절, 강냉이 한 봉지 얻어 갖고 집에 돌아 왔더니만,
갓 돌지난 어린 것이 끓는 물에 손을 데어서 오그라진 손을 붙잡고 엉엉 우시던 모습 기억합니다.
그리고 가장 불효하였던 것이 어머니 손주, 일혁이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어머니 이제야 죄송하다는 말씀 올려 드립니다.
그때는 저도 너무 힘들어서 일혁이 때문에 가슴아파 하시던 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못 드렸었습니다.
당시 세상 어느곳을 가더라도 지옥같은 북한보다는 낫지 않겠나하는 생각에 얼굴도 보지 못한 중국 사람에게 저를 보내시며 등을 보이셨던 어머니!
중국에 가서도 가슴아픈 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겪었지만, 그래도 지옥같고 인간같이 살 수 없는 저주받은 악마의 땅 북한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탈북 후 중국에서 살다가 2013년에 미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중국 사람에게 갈때 다짐하였던 것이 어떻게든 잘살아서 어머니 가슴에 못 박았던 일들을 사죄하려고 하였는데, 그 삶도 역시 제가 이겨내지를 못했습니다.
씨받이로 딸 하나를 나았더니만 그 뒤로 그 남자가 다른 여자 데리고 들어와서, 계속적으로 폭행하며, 북한 탈북자 고발한다고 협박하는 것이 두려워 6개월밖에 안되는 딸을 남겨두고 죽을 고비 넘겨가면서 태국까지 도망하여서 현재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북한의 동포들을 위해 김정은 일당들의 만행을 교회에서, 미국 국무국에까지 가서 북한 증언도 하고 지내왔습니다.
그리운 어머니! 작년에 미국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젖 떨어지지도 않은 딸 남겨두고 온 것이 미국 생활 내내 마음을 짓눌렀는데, 작년에 시민권 취득하자 마자, 목사님과 성도님들 그리고 엘에이 교민들의 도움으로 시민권 선서 끝나고 바로 교회의 자매분과 함께 중국에 다녀 왔습니다.
아이는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저는 그 아이를 항상 마음에 품고 있었지만, 아이는 어릴때 제가 버리고 떠난 것이 상처로 가득 남아 있었든지 데면데면하고, 미국으로 가자고 하였더니 일언지하 거절을 하였습니다.
당시 어미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보다 자식 버린 부모를 미워하면서 살았던 것 같았습니다.
10일간 같이 지내다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만날 수 있었던 것과,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위안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이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태어난 곳이 북한이라는 것, 그것 하나때문에 인간이 겪지 않아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일들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지옥같은 땅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 언니들 너무 죄송합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것 먹을 수 있고, 아프면 병원도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자유의 땅에서 저만 살고 있는 것 용서하여 주세요.
그리고 어머니 제가 또 큰 불효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 저 많이 아파요. 죄송해요.
태국 수용소에서 미국으로 올 날만 기다리고 있는 중에 위암이란 병이 발병하게 되었어요. 마침 하나님의 은혜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되어 미국으로 급히 이송되어서 미국에서 위암 수술을 받게 되었어요
수술 끝나고 건강하게 회복이 되어서 일도 하면서 지내왔는데, 3년이 지나고 다시 암이 간으로 또 다른 곳으로 전위가 되어서 병원에 입원도 하였었고, 교회 식구들과 함께 기도하며 이겨왔었습니다.
기도하며 내가 어떻게,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이곳까지 왔는데 하는 오기와 정신력으로 전위된 암 세포를 방사선 치료로 이겨왔는데,
요즘은 너무 힘이 들 정도로 너무 아파요. 키모 테라피라는 화확 요법의 치료를 받고 있는데……
엄마 너무 아파요.
3년간 살아야지 하는 오기로 누구보다 잘 버텨왔는데… 요즈음은 너무 힘들어요.
이제 마지막 키모 치료가 끝나면 공기 좋은 곳으로 가서 이겨보려고, 지난 달에는 어떤 분이 동행하여 주셔서 미국의 가장 북쪽의 알래스카라는 곳에 다녀 왔어요.
또 다시 어머님께 불효하지 않으려 악쓰며 이겨내려 하였는데, 자신감이 점차 떨어지네요.
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며 이겨내볼께요. 우리는 반드시 꼭 다시 만나야 하니까요. 요즈음은 양강도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요.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옥순이도 다시 힘 내서 반드시 일어서겠습니다.
2019년 6월 25일.
옥순이가…
(추신) “남가주 한인목사회 모든 목사님들과 제 69주년 6.25 상기예배에 참석하시는 성도님들께”
6.25 상기 예배에 참석하신 성도님들께 죄송하다는 인사의 말씀 드립니다.
2주전에 김영구 목사님이 오늘 행사를 말씀 하실때 감사한 마음으로 약속을 하였는데, 지난 목요일부터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참석치 못하고, 이렇게 글만 보내 드리게 된 것 사과 드립니다. 제 이름은 주옥순 집사입니다. 저의 건강과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 기도하여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 드립니다.
다시는 6.25와 같은 불행이 우리 민족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남가주 한인 목사회 김관진 목사님께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리며 처음에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것 이해를 부탁 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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