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이날 트럼프와의 판문점 대좌를 그토록 짧은 시간에 받아들인 것은 김정은의 처지가 얼마나 절박했는가를 웅변해 준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하노이에서 트럼프에게 ① 핵실험의 중지와 ② 탄도탄 시험발사 중지 언질을 준 것은 일대 실책이었다.
그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를 트럼프로부텨 전혀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었다.
워싱턴에서는 그의 ‘강경 발언’에 대해 이미 ‘면역(免疫)’ 효과가 생기고 있었다. 찔끔찔끔 재개하는 유도탄 시험 발사는 정도가 지나치면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유발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이 전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하는 그 나름의 정상외교에도 불구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국제적 경제제재로 인하여 급속하게 진행되는 경제난국에 대처할 방법을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김정은은 트럼프의 판문점 접촉의 낚시 밥을 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좌가 끝난 뒤 자유의 집을 나와서 통일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의 표정이 1시간 전 자유의 집으로 올 때와는 대조적으로 무척 밝아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트럼프가 그에게 준 떡밥이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는 우선 “김정은과 나 사이에 그 동안 조성된 특별한 우정”을 강조하는 것으로 김정은을 진정시켰다. 그리고는 북핵 문제에 관한 미-북 대화에 군불을 때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2∼3개월 안에 실무협상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김정은이 무언가 그의 체면을 세우거나 아니면 실리를 챙기는 차원에서의 일부 소득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추리가 가능해 진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언제든지 워싱턴을 방문하라”고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입장은 ‘만만디(慢慢的)’였다.
그는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문제는 좋은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30일 오후 전개된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판문점 접촉의 이 같은 양상의 배경에는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중요한 상황의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지금 ‘북핵 문제’의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국가의 핵 개발 문제에 관해서는 “개발 단계의 핵 문제”와 “개발되어 무기화된 핵 문제”간에는 중요한 성격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제 ‘북핵 문제’를 종래처럼 “개발 단계의 핵 문제”로 다루지 않고 “개발되어 무기화된 핵 문제”로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핵무기는 1945년7월 미국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그해 8월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서 각기 사용됨으로써 그 파괴력이 세상을 놀라게 한 뒤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끝에
지금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 공인 보유국에 더하여 인도, 파키스탄 및 이스라엘 등 3개 비공인 보유국이 생겨났다.
이들 사이의 핵무기 개발 경쟁으로 한 때 전 세계에서 생산된 각종 핵탄두의 수량은 총 128,000여개로 집계되었었다.
이렇게 되자 핵 보유국들 사이에서 “상호확증파괴(相互確證破壞∙Mutual Assured Destruction)’에 대한 공포심리가 조성되어 국제적으로 NSA(소극적 핵무기 사용 억지∙”최초 사용 금지“)와 PSA(적극적 핵무기 사용 억지∙”핵무기 최소 사용국에 대한 여타 핵무기 보유국가에 의한 보복 핵공격 실시“) 등의 사용 억지 장치가 마련되고
이어서 미-소 양국간의 ‘핵무기 제한 협정’(SALT I/II) 및 ‘핵무기 감축 협정’(START I/II/III) 체결을 통한 핵무기 감축 노력이 전개된 끝에 지금은 국가별 핵무기 보유량이 미국 (6,450개), 러시아 (6,490개), 영국 (215개), 프랑스(300개), 중국 (280개), 인도 (130개), 파키스탄 (140개), 이스라엘 (80개) 등 도합 14,000여개로 감소되어 있는 것으로 공인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기에 북한이 개발에 성공하여 60발 내외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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