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주 학생의거의 주요인물(左)과 이를 보도한 1945년 12월 8일자 동아일보 기사(右). 학생의거에서 피살당한 신의주 제일공업학교 4학년 생 박태근 학생의 모친이 아들의 유골을 안고 서울로 왔다는 내용이다.
일본(日本)의 무조건 항복으로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됨에 따라 한반도가 일제(日帝)의 식민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1945년8월15일로부터 100일이 지난 11월23일 북한의 최북단 중국 접경 도시인 평안북도 신의주(新義州)에서 대대적 반공 반소 중학생 시위가 발생했다.
지금부터 74년 전인 이날 오후 2시 신의주의 6개 중학교 학생 3,400여명은 살인, 약탈, 강간 등 온갖 만행(蠻行)을 자행하는 소련군과 이들에게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공산당원들에 저항하여 거리로 나섰다.
소련군과 공산당은 전투기와 로 무장한 소련군 병력을 동원하여 이 학생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이 진압 과정에서 비무장의 학생들은 24명이 목숨을 잃었고 350여명이 크게 다쳤으며
1,000여명이 체포된 후 그 가운데 200여명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시베리아로 끌려 간 뒤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신의주 학생 의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군 점령지역에서 일어난 최초의 반공∙반소 시위로 이 시위의 여파는 평양과 함흥 등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었었고 이 사건 이후 북한을 탈출하여 월남한 신의주 시민들이 전해 준 사건 소식은
해방 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혼란이 극심했던 남한 지역의 시민들의 반소∙반공 의식을 자극하여 대한민국이 친 서방∙자유민주 국가로 출범할 수 있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 23일 오전 10시, 서울 장충단로 자유총연맹 부지에 위치한 ‘반공 학생의 탑’ 아래에서 ‘신의주 반공 학생 의거’ 7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사진제공 팬앤마이크=박순종 기자)
신의주 학생 의거 사건 74주년인 11월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구내에 위치한 ‘학생 반공의 탑’에서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대한민국 수호 비상국민회의,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나라지킴이 고교연합, 나라사랑 전직 외교관 모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의사들 모임,
북송 재일교포협회,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팬코리아 네트워크 가오리마루, 역사정립 연구소, 통일허브연합, Svogodny Pilgrim Party 등 보수 애국 단체 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한민국 통일 건국회 청년부 주최로 ‘신의주 학생 의거 74주년 기념 및 추모 집회’가 거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국가안전기획부장과 국방부장관을 역임한 권영해 건국회장은 1985년부터 1990년까지 고르바체프 서기장 당시의 구 소련이 신의주 학생 의거 사건 때 구 소련으로 끌려간 뒤 행방불명이 된
200여명의 학생들(당시) 전원에 대해 당시의 유죄 언도를 모두 취소하고 무죄를 언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에 통고해왔다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이들 200여명의 신원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 집회에서는 이태경 북송재일교포협회 회장이 사건 당시 고인(故人)이 된 의거 참가 학생들의 입장에서 쓴 <저승에서 온 편지>를 낭독하여 참가자들의 누선(淚腺)을 자극했다. 아래에 <저승에서 온 편지> 전문(全文)을 수록한다.
많은 분들, 특히 젊은 청소년들이 읽어 봄으로써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반공(反共)’의 이념이 그 뿌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깨우치는 역사 바로 세우기의 한 계기로 삼기를 간곡하게 권유한다. [李東馥 씀]
▲ 소련군과 김일성은 공산정권 수립을 위해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공 학생들을 전투기까지 동원하며 무참하게 진압했다. 사진은 1945년 10월 김일성의 평양 공설운동장 연설 장면
▲ 사진은 1945년 8월 평양에 진입하는 소련군의 모습
< 저승에서 온 편지 >
반갑소. 벌써 일흔 네 해가 흘렀구려. 지금 돌이켜봐도 그때 우리는 참으로 꿈에 부풀었소.
내나 우리 동무들이나 다 나이 열다섯. 앳되고 이른 李팔청춘이었소. 게다가 그때는 학교 문턱을 밟은 이들이 매우 적었으니 비록 나이가 어려도 요새로 치면 대학생들이나 진배없었소.
그러니 마을 사람들이나 일가친척들이나 다들 바람이 얼마나 컸겠소. 그 지독했던 일제가 물러났소. 우리도 국민학교 때 일본 말과 글을 쓰고 궁성요배까지 하였으니 그런 치욕도 없었소.
이제 새 나라를 만들자! 다시는 일제와 같은 외세에 짓밟히지 않는 힘센 나라. 자유와 존엄이 물결치고 문화와 예술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나라.무엇보다 더는 굶주리지 않고 이웃나라가 힘들면 도울 수 있는 잘 사는 나라.
그러나 해방군이라 들어온 소련군들. 세상에 그런 불학무식한 놈들 그런 날강도들도 없었소. 무슨 군대가 거지꼴로 빵자루 끼고 다니다 뜯어먹고 베고 자고 치마만 두르면 할마이든 아이든 덤벼들고
시계란 시계는 다 뺏어 팔뚝에 주렁주렁 차다가 태엽도 감을 줄 모르는 놈들이라 멈추면 고장 났다 버리고 애시당초 예의범절이란 들어본 적이 없는 마적떼들이었소.
그놈들만 아니었소. 소련군을 등에 업은 공산당. 감히 김일성 장군의 존함을 참칭한 김성주 패거리들의 패악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았소.
젊은 우리들은 울분으로 피가 끓었소. 일제가 물러가니 그보다 더한 ‘붉은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와 고향을 짓밟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소.
11월23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오. 우리나라가 해방된 지 백일이 된 바로 백일잔치의 날이오. 그 기쁜 날 우리는 목숨 걸고 나섰소.
3천5백의 중학생들이 모두 들고 일어났소. ‘공산당을 몰아내자’ ‘소련군은 물러나라’ ‘학원의 자유를 쟁취하자’
그러나 차마 그럴 줄은 몰랐소. 맨주먹뿐인 어린 우리들이라 기껏해야 몽둥이찜질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 무도한 놈들에게 우리들은 한갓 사냥감들이었소.
저격수의 기관단총이 불을 뿜고 탱크가 나타나고 전투기가 우리를 따라오며 기총소사까지 할 줄이야. 우리는 죽어가면서도 나라 걱정에 몸서리를 쳤소.
앞으로 이 나라의 운명이 이리 되겠구나. 앞으로 우리 동포들이 모두 사냥감이 되겠구나. 가장 앞장을 섰던 신의주 제1공업학교 박태근을 비롯한 스무네 사람이 저승길 길동무가 되었소.같은 학교 선우은명을 비롯한 350여 사람이 피를 흘렸소.
1천이 넘는 학생들이 잡혀 들어가고 제2공업학교의 황신하를 비롯한 2백여 사람은 평양에서 하나마나 한 인민재판 끝에 5년형을 받고 시베리아로 끌려갔소.
그들 가운데 그 누구도 고향으로 못 돌아왔소. 우리들과 저승에서 다들 곧 만났지.그리고 일흔 네 해.
죽은 우리들 못지않게 살아남은 우리 벗들도 참 많이 애썼소. 이북에서 고향에서 살 수가 없어 자유를 찾아 내려왔는데 이남도 남로당 천지였소.
오죽했으면 장택상 수도경찰청장이 내놓고 우리보고 도와 달라 했을까. 관서와 관북을 따 서북청년회라 했는데 신의주는 물론 서울에서도 38선 이남 곳곳에서 심지어 인천상륙작전까지 목숨 걸고 자유를 지킨 우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못할망정 요즘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우리 보고 로스케처럼 불학무식한 깡패라 한다며.
참으로 기가 막히오. 이러다 신의주처럼 서울도 대한민국도 공산당 천지가 될까 봐 우리들은 저승에서도 도무지 마음이 편할 때가 없소.
오늘 마음이 참 쓸쓸하구려. 그럴 수밖에. 딱 네 해 앞서 일흔 돌이었지. 우리를 잊은 줄만 알았던 대한민국 후손들이 모여서 광화문 네거리 청계천 들머리에서 일흔 돌 기념식을 하지 않았소.
그때 우리는 저승에서 서로 끌어안고 울었소. 이제야 후손들이 정신 차리는구나. 이제야 우리 핏값이 제대로 쓰이는구나. 그러나 그 뿐이었소.
그 다음 해 또 그 다음 해… 몇 남지 않은 우리 동기들과 늙수그레한 우리 후배들만 모여서 다시 11월23일 신의주는 늘 그렇듯 망각의 늪으로 빠지더이다.
왜 아니 모르겠소. 후손들의 괴로움을. 이승만 박사만큼 지 애비 박정희 만큼 오로지 나라 걱정만 하던 박근혜가 졸지에 적장이 되어 오랏줄을 받았으니.
이놈들 하는 짓거리가 어쩌면 그리도 해방정국과 빼닮았는지 로스께들 김성주 패거리들 남로당 놈들 다시 보는 듯 소름이 끼치더이다.
아이들을 바닷물에 인신공양 했다~ 청와대에서 굿판 벌리고 밀회를 했다~ 알고 보니 말 타는 아이 엄마였다~ 재벌들 겁박해서 돈을 뜯었다~ 웬 아줌마가 갖고 노는 바보였다~
내려다보는 우리들이 숨이 막혔소. 우리 때 공산당 놈들도 이리 악랄하진 않았소. 그보다 더 숨이 막혔던 것은 국회의원들이었소.
귀 얇은 국민들은 몰라도 그리 잘났다 거들먹거리던 놈들이 길거리에서 데모한다고 부들부들 떨어. 제 놈들이 살려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반국가 반체제 세력의 부역질을 해. 이거 숫제 정은이 쳐내려오면 가장 먼저 비행기 타고 달아날 놈들이 아니오.
우리는 우리 눈을 믿을 수 없었소. 우리 때처럼 까막눈이 넘치는 백성들도 아니고 늘 보릿고개에 시달리던 거지 나라도 아니쟎소.
88올림픽으로 소련과 동유럽이 무너지는 공이가 되고 환란도 거뜬히 이겨내어 선진국의 문턱에 오른 대한민국이 밥만 먹으면 데모나 일삼고 입만 열면 거짓말만 풀어대는 공산당 따라지들에게 이리 쉽게 무너지다니.
우리 이 곳 저승에서 다 지켜봤소. 그때부터 만 세 해가 넘도록 나라를 되살리려는 후손들의 몸부림에 우리들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오.
눈보라 한겨울에도 소나기와 땡볕 한여름에도 명절마저 잊고 태극기를 들던 후손들. 그대들 그래서 그대들 태극기 들고 나라 되찾겠다고 그대들 몇 해 동안 뜸했던 것 알고 있소. 그러나 한마디 해야겠소. 우리가 고작 젯밥이나 얻어먹으려고
애국하는 후손들을 탓하는 게 아니오. 그대들이 나라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신의주 반공학생의거를 살려내어야 하오.
네 해 앞서 그대들 입으로 말하지 않았소. 20세기 인류문명 그 자유의 성전 그 금자탑에 아로새길 자랑거리가 셋이라.
하나는 3.1만세. 둘은 신의주 반공학생의거. 셋은 오늘도 이어지는 이북의 민주화전쟁. 그 셋을 골고루 살려야 비로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정은 꽃이 필 게요. 이토록 훌륭한 자산을 갖고서도 어찌 무뢰배들에게 그리 주눅이 들었소.
오늘 귀한 후손들을 만났으니 어른 된 도리로서 격려를 하려 하오.
그대들 부디 힘을 내시오. 자랑거리는 그저 자랑거리가 아니오. 3.1만세는 일본이 가장 힘이 세었을 때 1차 대전 승전국으로 기고만장할 때였소.
신의주 의거 또한 소련이 동유럽을 다 먹고 아시아를 통째 빨갛게 칠할 때 일어나지 않았소.
저승에서도 볼 수 없는 저 노예지옥에서 제 목숨은 둘째 치고 제 가족과 제 길동무들 모두 이름도 없이 죽어가면서 싸우는 참된 민주화의 전사들은 일러 무엇하겠소.
그렇게 우리들은 타고난 자유의 전사들이오. 식민제국주의든 공산제국주의든 노예지옥이든 운동권 지옥이든 한 세기가 다 되도록 무릎 꿇지 않고 이리 지독하게 싸우는 이들이 코리아 말고 누가 있소.
귀한 후손들 그대들은 마침내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소.
한마디 더하리다. 2010년을 기억하시오. 김유라 즉 김정일이 죽기 바로 앞 해요. 그때 큰 테러가 두 차례 있지 않았소. 천안함과 연평도 말이오.
천안함 테러의 날이 곧 안중근 의사 순국 1백년 바로 그 날이오. 이승만 대통령 탄신 135년의 날이오.
연평도 테러의 날이 곧 신의주반공학생의거 65주년의 날이오. 밀산에서 대한독립군단을 세운 90년의 날이오.
그대들은 이 모두가 우연이라 생각하시오. 아니올시다. 이미 그때부터 하늘은 김성주 3대의 목숨을 거둘 채비에 들어간 것이오.
민심은 곧 천심임을 결코 잊지 마시오. 곧 자유통일의 날이 문득 올 거외다.
말이 길었소. 내 그대들에게 부탁 하나 하고 매듭지으리다.
부디 신의주를 잊지 마시오. 2차 대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온 누리에 공산당의 만행을 알린 <자유의 상징>이 곧 신의주요.
대한민국은 UN과 더불어 태어났소. 6.25는 스탈린의 전쟁이며 또한 대한민국이 UN과 함께 치른<자유의 성전>이오.
그 자유의 성전을 가장 먼저 치른 곳이 신의주였음을 잊지 마시오. 76억 앞에서 8천5백만은 신의주를 자랑스러워해야 하오. 그대들이 그 몫을 하리라 믿소.
그대들이 자유의 상징 신의주 의거를 살려내고 자유의 성전 신의주의 원혼을 잊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우리들의 죽음이 자유통일 대한민국의 거름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저승에서라도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외다. 자유통일 대한민국 만세! 자유의 성전 신의주반공학생의거 만세!
일흔 네 돌을 맞아 후손들에게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쓰나니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하는 신의주 원혼들이…..
▲ 광복 진후인 70년 전 자유를 위해 맨주먹과 돌멩이로 전투기와 기관총으로 무장한 소련군과 맞서 싸운 신의주 학생의거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용빈·정일병·박태종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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