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배우들을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웃고 있는 김정숙)
21일 조간신문에 큼직하게 보도된 한 장의 사진이 필자에게 가한 충격은 필설(筆舌)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필자만이 그렇게 세찬 충격을 받았는지 또는 다른 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도 비슷한 느낌을 공유한 분이 있는지에 관하여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의견을 한 번 물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상념(想念)이 지금 이 순간 필자의 뇌리(腦裏)를 번갯불처럼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네 종목의 오스카 상(賞)을 수상(受賞)한 영화 ‘기생충(寄生蟲)’의 봉준호(奉俊昊) 감독을 청와대에 초치하여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던 것 같다.
문제의 사진은 문재인(文在寅)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어느 대목에서인지 상반신을 뒤로 한껏 제키면서 문자 그대로 파안대소(破顔大笑)하는 모습을 잡은 것이었다.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First Lady 생활을 만끽(滿喫)하는 모습이 정∙동사진(靜∙動寫眞)을 통하여 국민들의 시선(視線)을 자극한 경우가 이번의 경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임기 중 과거 어느 대통령도 명함을 내놓을 수 없을 정도의 빈도(頻度)로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 행각(行脚)의 붙박이 수행원(隨行員)이 된 김 여사는
이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남편인 대통령의 동선(動線)에서 분리된 끝에 “우리 남편이 어디에 있느냐”고 찾으면서 대로(大路) 상을 질주(疾走)하는가 하면 어느 방문국 공항에서 전용기에서 하기(下機)한 뒤 대통령을 앞서서 의장대 앞을 통과하는 등 엽기적(獵奇的) 동사진의 연기자(演技者)가 되었었고
국내에서는, 언론이 보도했던 액수를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매우 고가(高價)의 의상(衣裳)을 걸치고 전통시장 나들이에 나서서 사람들 입에 회자(膾炙)되었던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일 아침 신문에 큼직하게 보도된 사진 속의 김정숙 여사의 파안대소는 과거 어느 공개된 사진 속의 그녀도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일탈(逸脫)이 아닐 수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지금 시국이 어느 시국인가?
필자의 세대가 유년기(幼年期) 부모 세대들로부터 받은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한 덕목(德目)의 하나는 “표정 관리”였었다. 아무리 봉준호 감독과 히히하하 하는 자리였었다 하더라도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극성을 부리는 ‘우한(武漢) 폐렴’ 소동의 와중에서 발견하는 대통령 부인의 파안대소 모습은 ‘염치(廉恥)’의 관념이 송두리째 상실된 대한민국의 자화상(自畵像)을 그녀를 통하여 새삼스럽게 재확인하는 고통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생활을 너무나 즐기는 것은 아닌지 그녀에게 묻고 싶다. 그녀가 청와대 생활을 즐기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사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4자성어(四字成語)를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사실은 이 같은 김정숙 여사를 보면서 필자는 새삼 잔혹한 역사 복습의 기회를 발견한다. 1950년대 말 시(媤) 오라버니 고딘디엠(Ngo Dinh Diem) 대통령의 First Lady 역할을 맡아 권력을 탐익(耽溺)한 끝에 반공(反共) 베트남으로 하여금 몰락의 길을 걷게 만들었던 고딘누(Ngo Dihn Nhu)와
구두만 해도 3천여 켤레를 수집하는 호사(豪奢)를 누리는 부패로 남편인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필리핀 대통령의 몰락을 가져 오는데 일익(一翼)을 담당했던 이멜다 마르코스(Imelda Marcos),
그리고 병중(病中)의 남편 이기붕(李起鵬)을 업고 한국의 고딘누를 꿈꾸다가 1960년 4.19 학생의거의 와중에서 일가 집단자살의 주인공이 되었던 박마리아의 고사(故事)를 새삼 복기(復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과오를 범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과오’에 대해서는 선현(先賢)들로부터 전해 오는 처방(處方)이 있다. 그것은 ‘사과’와 ‘반성’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21일 조간 신문에 보도된 사진의 주인공인 김정숙 여사는 마땅히 ‘사과’와 ‘반성’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녀가 ‘사과’와 ‘반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크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몫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위드코리아USA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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